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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회수 미루고 해외은닉도”…수출대금 회수 규제완화로 달러공급 차질 (매경 1월12일자 기사) _ 권용현 대표관세사
수출채권 회수 의무 2017년 삭제
환차익 기대 신고없이 해외 보유도.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급격히 커졌고 수출 기업들이 수출대금을 곧장 국내로 들고 오지 않고 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는 과정에서 외환시장 안팎에서는 또 하나의 구조적 요인이 지목되고 있다. 해외주식 투자 수요와 함께 수출 기업들이 수출대금을 신고없이 해외 계좌나 외화 예금 형태로 보관하면서, 국내 외환시장에 풀리는 달러 공급이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액은 7천억 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그간 이러한 수출 실적 증가가 곧바로 외화 유입 확대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환율 안정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물론 해외거래처와의 결제시기 조건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지만,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않고 해외에 은닉하는 등 국내시장에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외국환거래 제도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과거 외국환거래법에는 일정 기간 내 수출채권을 반드시 회수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의무규정이 있었지만, 외환보유액 증가와 규제 완화 흐름 속에서 해당 조항은 2017년 삭제됐다. 현재는 회수 불가능 사유의 확인절차만 있을 뿐, 회수를 강제하는 장치는 없다.
이정관세법인의 권용현 대표관세사는 “제도상 수출대금을 반드시 국내로 회수해야 할 의무가 사라지다 보니, 기업 입장에서는 환율 상승을 기대하며 달러를 해외에 은닉하려는 유인이 커졌다”며 “이 과정에서 외환시장에 공급돼야 할 달러가 잠기면서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환율 불안 국면에서 금융당국은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급격한 변동성을 완화해 왔지만, 시장에서는 개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외환당국의 방어만으로는 구조적 달러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당국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관세청은 올해 불법 무역·외환거래에 대한 외환검사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무역 거래를 악용해 외화를 해외에 묶어두거나,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않는 행위가 외환시장 안정을 훼손한다는 판단에서다.
외환당국이 불법 적발한 사례를 살펴보면 수출대금 미회수가 환율 대응을 넘어 불법 영역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다수 있다. 허위 용역 계약을 통해 수출채권을 상계 처리하거나, 장기간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않으면서 외화를 해외에 은닉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부 기업은 수출 가격을 과다 신고해 매출을 부풀린 뒤 미회수 채권으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제도 허점을 이용하기도 했다.
권 관세사는 “특히 바이오 업종처럼 수출신고가격의 정합성을 검증하기 어려운 산업분야는 허위 과다수출과 미회수 구조가 결합되기 쉽다”며 “회수 의무가 없는 상황은 자금세탁이나 해외 재산 도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수출 기업의 외화 미회수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는, 환율 급변기에는 외환시장 안정이라는 공공적 관점에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면적인 규제 부활이 아니라, 특정산업이나 특정국가, 일정규모 이상의 수출채권에 대해서 회수의무를 마련하고 관리·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권 관세사는 “고환율 국면에서 외환시장의 달러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최소한의 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며 “수출채권 회수 규정의 재도입 또는 부분적 개정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사전 점검 역시 중요하다. 요즘 기업의 무역거래는 복잡다단하기 때문에 무역거래에 수반되는 외환거래를 실무담당자가 정확하게 관리한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기업의 상시적인 사전점검이 제때에,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과세당국의 외환 조사 시 범칙사건으로 전환되는 사례도 또한 많다. 그는“제도 보완과 기업의 예방적 관리가 병행될 때 환율 불안도 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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